무대는 우리나라 장애인체육의 요람 이천훈련원. 둘은 서울특별시청 골볼팀의 정지영 감독으로부터 골볼에 대한 설명 및 기본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서울특별시청팀 선수들과 팀을 나워 실전에 나섰다.
쉬워 보이는 종목도 눈을 가리고 하는 건 어렵다. 더구나 오로지 청력에 의지해 농구공만 한 골볼을 던지고 막다 보니 규규라인도 이리 구르고 저리 굴렀다. 놓친 공을 찾지 못해 엉뚱한 곳을 헤맸다. 묵직한 공에 맞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실전이 시작되자, 맨 앞에서 온몸을 과감하게 던지며 박수받았다. 빠르게 골볼에 적응한 탓에 경기는 치열했다. 결과는 임남규 팀 승리.
임남규(왼쪽)와 류은규. 사진|배우근기자
임남규(루지 국가대표팀 코치)는 “딱 경기 휘슬이 울리면 진지모드로 바뀐다. 나도 이렇게 진지하게 할줄 몰랐다. 안대를 착용하니까 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앞이 안보이니 더 몰입하게 되더라”며 “득점하면 휘슬이 3번 울리는데 기분이 좋았다. 내일 팔에 알도 밸 거 같다 수비할때는 상대 공이 내 몸에 막힐때 아픈 것도 잊어버리게 됐다”며 방싯했다.
류은규(라크로스 대표팀 주장)는 팀웍을 확인한 것에 의미를 뒀다. 그는 “위치를 빨리 잡는게 쉽지 않았고 파울도 신경 쓰였다. 수비시에도 센터와 좌우를 확인해야 했는데, 팀원들이 신호를 보내줘서 든든했다. 골볼은 그 어떤 종목보다도 팀웍이 중요한 종목이란걸 알게 됐다. 상호소통의 매력을 느꼈다. 시야가 막힌 상황에서 나혼자 막지 못하기에 팀원을 믿고 의지했다”고 끈끈한 동료애를 보였다.
규규라인 임남규, 류은규가 서울특별시청 골볼팀과 경기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배우근기자
규규라인은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 선수에게 보내는 응원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골볼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게 준비하는지 이번 체험으로 알게 됐다. 준비한 모든 것을 항저우에서 후회없이 펼쳐 멋지게 경기하길 응원한다. 우리가 하는 종목을 비인기라고 하는데, 우리끼린 비인지 종목이라고 한다. 골볼도 비인기 종목이지만, 오늘 체험해보니 더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 금메달을 따서 우리나라가 골볼 강국이라는 점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