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에 의존하는 필라테스’ 시각장애인의 학습권을
위해 재능을 나누는 3명의 천사를 만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재능나눔수업을 하는 천사 기부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서울시립대학교에는 특별한 수업이 있다. 매주 2회씩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재능나눔수업을 진행한다. 서울시립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주체로 황선환 교수, 김자현 매니저, 학부생 재능기부자 15명이 수업을 구성한다. 수강생은 24명이며 시각장애인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신청 받아 모집했다. 체육취약계층을 위한 필라테스 수업 현장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김자현 매니저와 장인영 재능기부자, 김선정 재능기부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본 재능나눔수업에 재능기부자로서 참여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A(김선정 재능기부자). 스포츠 과학과 학생으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필라테스 경험이랑 신체에 대한 이해 같은 걸 바탕으로 시각장애인분들을 도와줄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Q. 다양한 장애 중 시각장애를 특정해서 대상으로 수업하시는 까닭이 있나요?
A(김자현 매니저). 시각장애인분들 자체가 불안정한 신체 자세 그리고 체력 저하 등의 특성이 있어서 운동의 필요성이 극구 높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Q. 교과목을 필라테스로 설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김자현 매니저). 대체로 시각장애인분들한테 흔히 보이는 특성들이 굽은 등 그리고 기울어진 어깨 거북목 등의 불안정한 자세가 문제가 되고 있어서요. 주로 운동량이 적고 좌식 생활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인데 시각장애인분들이 위치 감각과 균형 감각의 향상을 통해서 올바른 자세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필라테스가 자세 개선과 근력 강화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 주요 종목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Q. 본 수업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A(김자현 매니저). 궁극적으로는 시각장애인분들의 신체 건강 강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스포츠 참여를 통해서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인 건강의 향상도 가져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보조자들하고 일대일로 소통하고 교류를 하기 때문에 공동체 형성을 하는 데도 되게 좋고 밀폐되어 있는 공간에서 생활하시는 시각장애인분들이 많은데 서로 교류를 하면서 조금 더 외향적인 성향을 강화하는 데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향후에도 재능나눔수업에 참여하실 계획인가요?
A(김선정 재능기부자). 아무래도 학교에서 하는 수업이다보니 졸업하면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최대한 참여하고 싶습니다. 재능나눔수업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이유는 이제 재능을 기부하고자 하는 학생들도 계속해서 존재하고 있고 그리고 이런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도 계속 있기 때문입니다.
Q. 본 수업에서 필요한 지도자의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1(김자현 매니저). 수업 자체가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구두로 하는 설명력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참여자분들의 운동 능력을 금방금방 캐치 보고 캐치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섬세한 설명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2(장인영 재능기부자).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능기부자들은 일대일로 매칭을 해주는 보조자이기 때문에 수강자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자세를 잡아줘야 합니다. 또한 보조자로서 강사님이 수업하시는 거에 거슬리지 않고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잘 알려드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3(김선정 재능기부자). 재능기부자와 수강생이 일대일로 매칭되는 만큼 정서적 교감을 많이 할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아서 이걸 좀 살려 수업의 앞뒤 시간을 활용해 정서적 교감하는 것도 이 수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좋은 동력인 것 같습니다.
Q. 수강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김선정 재능기부자).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운동은 개별적으로 배치된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하고 성실하게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필라테스가 아닌 다른 종목도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 가능할까요?
A(김자현 매니저). 사실 안전적인 문제만 잘 생각한다면 어떤 스포츠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대신에 지금 수업하는 것과 같이 재능기부자들이 일대일로 보조를 해준다면 충분히 안전성을 보장받는 좋은 수업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재능나눔수업에 참여하며 느끼는 점이나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1(김자현 매니저). 이제 저도 3년 정도 재능기부자로 활동을 하다가 이제 매니저하고 강사를 지금 겸하고 있거든요. 4년 정도의 시간을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면서 프로그램의 시작과 끝에 수강자분들의 행복감이 확실히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확실히 느끼는 것 같아요. 또 이제 실력도 확실히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향상하시고 한 번 오시는 분들은 또 이제 꾸준히 해서 한 3년 4년 정도 오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앞으로 더 질 높은 수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A2(장인영 재능기부자). 저도 4년 차로 하고 있다 보니까 꾸준히 오시는 선생님들이 실력이 향상되는 것도 느껴지고 아니면 한 학기에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점차 발전 발전하는 게 보이기 때문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고 또 저희한테 고맙다고 말씀해 주시는 부분에 있어서 항상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A3(김선정 재능기부자). 저도 제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수강생분들이 매 수업이 끝나고 약간 땀도 흘리시고 좀 뿌듯해하시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전하실 때입니다. 이때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구나를 실감하게 되는 것 같고 단순히 운동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 수업 시간에 뭔가 행복한 시간을 이렇게 서로 주고받은 것 같아서 되게 뿌듯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